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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했냐 말고, <무엇을 해봤냐>를 보자

by 엘모아빠 2026.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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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오래 버텼냐보다, 얼마나 많이 부딪혀봤냐가 더 중요하다


회사든, 현장이든, 인생이든 진짜 중요한 건 “몇 년 했냐”가 아니라 “뭘 해봤냐”인 것 같아요.
오래 버틴 사람보다, 다양한 상황에 부딪혀본 사람이 훨씬 더 유연하게 적응하고 일을 잘하는 걸 요즘 정말 많이 느낍니다.

 

 

1. 메이저리그 2년 vs KBO 10년, 뭐가 더 값질까

 


야구 좋아하시는 분들은 느끼셨을 거예요.
한국 프로야구에서 10년 동안 꾸준히 뛴 선수도 대단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1~2년이라도 뛴 선수들을 보면 딱 느껴지는 게 있죠.
“아, 이 사람은 세계 최고 레벨의 공기와 압박 속에서 한 번 살아남아 본 사람이구나.”

이번 WBC 대회에서 그 차이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봐요.
국내 리그 안에서는 우리 투수·타자들이 엄청 잘한다, 인기 많다, KBO 레벨 높아졌다 이런 말이 많았는데, 정작 세계 무대에 나가 보니까 도미니카 공화국 투수들 앞에서 우리 타자들은 너무 쉽게 무너지고, 반대로 도미니카 타자들은 우리 투수들의 공을 가볍게 때려내는 장면이 많았죠.
그걸 보면서 “아, 이게 바로 우물 안 개구리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한국 야구가 쓰레기다”가 아니에요.
“얼마나 큰 물에서 싸워봤냐”가 결국 선수 한 명의 시야, 자신감, 대응 능력을 완전히 갈라버린다는 거죠.

 

한국에서 10년 동안 익숙한 투수, 익숙한 타자만 상대해 온 경험 vs
메이저리그에서 1~2년이라도 전혀 다른 문화, 언어, 투수 유형, 스트 strike 존에 부딪혀 본 경험.

이 두 개가 똑같을 리가 없습니다.
시간이 아니라, 레벨과 밀도의 문제인 거죠.

 

 

 

2. 물류센터 10년 차인데, 엑셀 한 번 못 건드리는 현실

 


오늘 아침에 현장에서 다 같이 모여 작업 준비를 하다가 들은 이야기가 있어요.
물류센터에서 10년 넘게 일했는데도, 당장 현장에서 쓰는 기본 엑셀도 못 다루는 사람이 꽤 많다는 겁니다.

물류센터 일이라고 하면 보통 떠올리는 게
“상·하차, 적재, 팔레트 정리, 피킹” 같은 몸 쓰는 일들이죠.
근데 실제 현장에서는 이것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 입·출고 전산 입력
- 수량 확인, 재고 관리
- 엑셀로 수불표 정리, 입출고 내역 정리

이런 건 기본으로 깔려 있어야 하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10년 동안 한 가지 일만 반복하다 보면, 정작 옆에서 같이 돌아가는 전산·엑셀·보고 업무에는 손도 못 대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거죠.

“그럼 회사가 교육을 안 해줘서 그런 거 아니냐?”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회사 책임도 있겠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나 스스로도 다른 쪽으로 손을 뻗어보려는 시도를 안 한 경우가 많아요.

“나는 상·하차만 하는 사람이야.”
“나는 현장 베테랑이니까, 컴퓨터는 젊은 사람들이나 하는 거야.”

이렇게 스스로 역할을 좁혀놓고 5년, 10년을 보내면,
결국 나중에는 회사가 필요로 하는 “현장도 알고, 전산도 할 줄 아는 사람” 명단에서 내 이름이 빠져버립니다.
오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는 대체가 안 되는 사람이 되기 어려운 거죠.

 

 

 

3. 오래 할수록 안전해 보이는데, 사실은 더 위험해진다

 


사람은 누구나 익숙한 걸 좋아합니다.
익숙한 자리, 익숙한 사람, 익숙한 업무. 그래서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면 마음은 편합니다.

하지만 그 익숙함이 쌓일수록, 사실은 더 위험한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나 이거 10년 했어.”라는 자존심 때문에 새로운 방식, 새로운 도구를 배우는 걸 무의식적으로 거부하게 되고
회사에서 구조가 바뀌거나 시스템이 바뀌면, 가장 먼저 뒤처지는 사람이 되기도 하니까요.

반대로 1~2년밖에 안 됐어도

- 여러 부서를 돌아보고
- 현장도 해보고
- 전산도 만져보고
- 때로는 고객 문의도 받아본 사람은

어떤 변화가 와도 “아, 이건 저 때랑 비슷하네” 하면서 남들보다 빨리 적응하게 됩니다.
하나에만 깊은 사람보다, 여러 갈래로 뻗어 본 사람이
돌발 상황에 훨씬 강할 수밖에 없어요.

 

 

4. 한눈에 보는 ‘기간 vs 경험’ 차이

 

기  준 오래만 한 사람 다양하게 해본 사람
업무 대응력 익숙한 일엔 빠르지만, 새로운 일엔 버벅거림 처음엔 느려도, 새로운 일에 빨리 적응
위기 상황 대응 자기 방식 아닌 건 다 불편함 다른 케이스를 떠올리며 대안을 찾음
회사에서의 활용도 특정 포지션에만 묶이기 쉬움 여러 포지션에 투입 가능한 카드
성장 속도 연차만 쌓이며 제자리걸음 연차 대비 성장 폭이 크고 유연함

 

5.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결론은 단순합니다.
“일을 오래 했다”는 말로는 나 자신을 설명할 수 없는 시대가 온 거예요.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면:
한 번쯤은 전산·엑셀 쪽에 눈을 돌려보고,
상·하차만이 아니라 재고 흐름 전체를 이해하려고 해보고.

사무직이라면
현장에 한 번 나가서 직접 물건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내가 엑셀로 치는 숫자가 실제로 어떤 일을 만들어 내는지 보고 오고.

야구로 치면,
“국내 리그에서만 10년”보다 “세계 최고 레벨과 1~2년이라도 부딪혀본 경험”이 훨씬 큰 자산이 되는 것처럼요.
우리 일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하루를 버틴 것도 충분히 잘한 일이지만,
오늘 하루 안에 ‘새로운 경험 한 가지’를 꼭 끼워 넣는 사람이
몇 년 뒤에는 전혀 다른 자리에 서 있을 거라고 믿어요.

“얼마나 오래 했냐”가 아니라,
“그 시간 동안 나는 뭘 새롭게 해봤냐”
이 질문을 오늘 자기 전에 한 번만 스스로에게 던져봤으면 좋겠습니다.